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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무대·전국노래자랑부터 경연까지 — 트로트와 TV의 역사

1960~70년대 텔레비전 가요 쇼에서 KBS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 트로트 침체기의 방송 환경, 종편 시대의 2019 미스트롯 붐, 방송사 간 경연 경쟁과 유튜브·OTT 시대까지 트로트와 TV가 함께 걸어온 길을 정리했습니다.

글 트로트 인포 편집부게시 2026년 10월 14일읽는 시간 약 7분
이 글은 트로트와 텔레비전의 관계를 시대 흐름 중심으로 정리한 해설입니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회차별 세부 기록은 다루지 않으며, 방영 연도는 널리 확인되는 범위에서만 표기했습니다.

트로트의 역사는 매체의 역사와 떼어 놓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1930년대에는 유성기 음반과 라디오가 노래를 퍼뜨렸고, 1960년대 이후에는 텔레비전이 그 역할을 이어받았습니다. 무대 위 가수의 얼굴과 몸짓, 의상이 안방까지 전해지면서 노래를 듣는 방식도, 스타가 탄생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오늘날의 트로트 경연 열풍 역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텔레비전과 트로트가 주고받은 관계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1960~70년대 — 텔레비전 가요 쇼의 시대

한국의 텔레비전 방송은 1961년 KBS TV 개국을 시작으로 1960년대에 민영 방송이 잇따라 문을 열며 본격화되었습니다. 텔레비전 수상기가 가정에 보급되면서 가요 쇼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가 되었고, 이 무대는 트로트 스타들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라디오 시대에는 목소리만으로 알려졌던 가수들이 이제는 얼굴과 무대 매너로도 평가받게 된 것입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장면은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 구도입니다. 남진은 강한 비트와 춤 동작을 곁들인 활기찬 무대로, 나훈아는 서정적인 창법과 꺾기로 대비를 이루었고, 두 사람의 경쟁은 방송과 연말 가요 시상식을 통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남진이 MBC 10대 가수 가수왕상을 연속 수상한 것처럼, 방송사가 주관하는 연말 시상식은 한 해의 인기 가수를 확인하는 무대였습니다. 같은 시기 이미자는 수많은 음반과 방송 활동으로 여성 트로트의 대표 가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80년대 — 방송 재편과 두 장수 프로그램의 탄생

1980년 언론 통폐합으로 방송 구도가 크게 바뀐 뒤, 1980년대에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두 장수 프로그램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1980년 시작된 KBS 《전국노래자랑》이고, 다른 하나는 1985년 시작된 KBS 《가요무대》입니다. 이 두 프로그램은 성격이 전혀 다르지만, 수십 년 동안 트로트를 대중과 연결하는 가장 안정적인 창구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80년대 방송은 새로운 스타 탄생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설운도는 KBS 오디션 프로그램 《신인탄생》에서 연속 우승하며 데뷔했고, 1983년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에서 부른 「잃어버린 30년」은 방송과 노래가 한 시대의 감정을 함께 담아낸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습니다. 1985년 데뷔한 주현미는 「신사동 그 사람」으로 방송사 가요 시상식을 석권하며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렸습니다.

가요무대 — 정통 가요의 기록 보관소

《가요무대》는 옛 가요와 정통 트로트를 중심으로 꾸미는 프로그램입니다. 원로 가수가 자신의 대표곡을 직접 부르고, 중견·신인 가수가 옛 명곡을 다시 부르는 구성이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유행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대중음악 환경 속에서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살아 있는 기록 보관소처럼 기능했습니다. 1930년대부터 이어진 노래들이 매주 텔레비전에서 다시 불리면서 세대를 넘어 전승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트로트 가수들에게 꾸준한 무대를 보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주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트로트가 밀려난 시기에도 가수들은 《가요무대》를 통해 시청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층이 중장년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도 있었지만, 바로 그 시청자층이 훗날 트로트 부활의 든든한 바탕이 되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 지역과 생활 속의 무대

《전국노래자랑》은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지역 주민이 참가하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참가자 상당수가 트로트를 부르고, 초대 가수로 트로트 가수가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트로트의 대표 무대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진행을 맡은 고 송해는 이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얼굴로 기억됩니다.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노래를 생활 속 축제로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시장 상인, 농부, 학생, 어르신 등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고장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은 트로트가 생활 문화라는 점을 잘 보여 줍니다. 동시에 이 무대는 미래의 가수들이 실력을 처음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임영웅은 2016년, 김희재는 2011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지역 무대에서 시작해 전국 무대로 나아가는 길이 텔레비전을 통해 열려 있었던 셈입니다.

1990~2000년대 — 침체기의 방송 환경

1990년대에 들어 대중음악의 중심은 댄스 음악과 발라드, 이후 아이돌 그룹으로 옮겨 갔습니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젊은 시청자를 겨냥해 구성되었고, 트로트가 정상권에 오르는 일은 드물어졌습니다. 트로트는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 지역 축제와 각종 행사 무대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었고, 이 시기 '성인가요'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현철·송대관·태진아·설운도가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며 활동한 것도 이 무렵입니다.

그렇다고 방송에서 트로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2004년 장윤정의 「어머나」가 음악 방송 정상권에 오르며 젊은 시청자에게도 트로트를 알렸고, 박현빈과 홍진영 같은 가수들은 예능과 광고를 넘나들며 트로트의 대중적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 방송 환경은 트로트에 불리했지만, 트로트가 동시대 대중가요로 다시 설 수 있다는 신호도 함께 보여 주었습니다.

종편 시대와 2019년 미스트롯 붐

2011년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하면서 방송 환경은 다시 한번 크게 바뀌었습니다. 종편 채널은 중장년 시청자층이 두텁다는 특징이 있었고, 바로 이 시청자층의 음악적 취향을 정면으로 겨냥한 기획이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었습니다. 국악을 전공한 송가인이 초대 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듬해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는 임영웅이 진에 오르며 트로트 열풍이 사회 현상으로 번졌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이 성공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됩니다. 오디션이라는 익숙한 경연 형식, 참가자 개개인의 무명 시절 서사, 시청자가 결과에 직접 참여하는 투표 구조가 결합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방송에서 소외되었던 트로트 애호가들에게 매주 기다릴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점이 컸습니다. 경연의 심사와 투표 구조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의 심사·투표 방식 이해하기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방송사 간 경연 경쟁

미스트롯·미스터트롯의 성공 이후 여러 방송사가 트로트 경연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에는 KBS 《트롯 전국체전》과 MBN 《보이스트롯》 등이 방영되었고, MBN은 이후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무명전설》로 이어지는 경연을 선보였습니다. 현역 가수만 참가하는 형식, 무명 가수에게 기회를 주는 형식, 남녀부를 나눈 형식 등 프로그램마다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슷한 형식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가수가 방송 무대를 얻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한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가수가 다른 프로그램에 재도전해 정상에 오르는 일도 생겼습니다. 프로그램별 결과는 트로트 오디션 역대 결과 총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OTT 시대의 트로트

오늘날 트로트 방송은 본방송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경연 무대와 예능 장면은 방송 직후 짧은 영상으로 잘려 유튜브와 각종 플랫폼에 올라가고, 시청자는 원하는 무대를 원하는 시간에 다시 봅니다. 놓친 회차를 다시 보기 서비스로 찾아보는 일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런 재유통 구조는 방송을 보지 않던 젊은 세대나 해외 시청자에게까지 트로트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과 플랫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가수의 활동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공식 채널에서 직접 영상을 공개하고, 팬들이 무대 영상을 공유하며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스마트폰으로 트로트를 즐기는 방법은 부모님 스마트폰으로 트로트 듣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매체는 바뀌어도 무대 위의 노래가 사람들의 일상과 기억을 잇는다는 점에서, 트로트와 화면의 오랜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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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트로트 인포 편집부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정리·해설한 글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정보 정정 요청으로 알려주세요. 편집 원칙은 사이트 소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